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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8-18 09:41
80세 헤어디자이너 박영희 할머니(원주투데이기사)
 글쓴이 : 전승권
조회 : 4,210  

80세 헤어디자이너 박영희 할머니

"가위 들었을 때 제일 행복" 80세 헤어디자이너 박영희 할머니 한미희 기자l승인2015.08.17


        
  

태장동 북원상가 1층에 위치한 노인일자리 현장 '동네미용실'의 맏언니인 박영희(80, 단구동) 헤어디자이너는 올해 만으로 여든이 란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열정적이다.

나이를 묻자 "말하기 부끄러운 나이다"라며 웃어 보인 박 할머니는 "미용이 너무나 재밌어서 지금도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며 지금껏 가위를 놓지 않는 이유를 풀어놨다.

박 할머니가 미용을 처음 배운 것은 27세 때. 당시 고향인 강릉에서 7개월 된 첫째 아이를 등에 업고 강릉미용학원으로 미용을 배우러 다녀 18회로 졸업했다.

돈을 벌어 본 일이 없었던 박 할머니는 생계를 위해 보따리를 싸고 아이를 들쳐 업고 동네를 다니며 사람들의 머리를 깎아주며 돈을 벌었다.

박 할머니는 "그때는 미용실이 많지 않아 보따리를 싸갖고 다니면서 마을에 찾아가 머리를 깎아주곤 했다"면서 "마을에 도착하면 머리를 하려는 사람들이 한 집으로 모여들어 차례로 머리를 깎고 갔다"고 당시 풍경을 설명했다. 

어린 아기를 데리고 다니며 하는 미용 일이 보통 힘든 게 아니었지만 처음으로 돈을 버는 재미를 알고 세상 돌아가는 구경을 했던 때라며 그 시절을 한 참 동안 추억했다.

또한 그때는 여성이 직업을 갖는 일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던 때지만 미용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을 갖고 주변의 많은 후배들에게 미용을 배우도록 권했다. 그렇게 미용 일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됐고, 남편을 따라 이사한 영월에서 미용실을 직접 차려 운영하면서 일을 즐기고 경력을 쌓아갔다.

그러나 49세에 원주로 거처를 옮기고는 4남매를 뒷바라지 하느라 일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아쉬운 세월이 흘러 박 할머니가 다시 가위를 잡은 것은 69세 나이에 원주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였다.

당시 복지관이 개관을 하고 복지관 내에 미용실을 꾸몄는데 그 미용실에서 디자이너로 봉사하게 된 것이다.

남들은 손에서 일을 놓는 나이에 자원봉사로 다시 시작했지만 미용 일을 정말 좋아했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즐거운 생활을 하게 됐다.

박 할머니는 "사람들이 머리를 해달라고 찾아와주는 게 고맙고, 대화가 잘 통하는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며 일하는 게 정말 재밌었다"면서 "덕분에 지금까지도 이렇게 일하고 봉사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복지관에 고마움을 표했다. 

복지관에서만 7년간 봉사하는 등 지금까지 10년 넘게 미용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덕분에 노인종합복지관 및 원주시자원봉사센터 등 많은 기관에서 공로상과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 9월부터 동네미용실에서 일하면서 출근하지 않는 날에는 경로당 20곳 순회하며 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박 할머니는 "머리를 하는 것도 예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도 머리를 예쁘게 다듬어 놓고 나면 그렇게 기쁠 수 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직업병인지 밖에 나가면 사람들 머리모양만 보인다"면서 "지금도 집에서 연습을 하게 되고, 건강이 따라주는 한 이 일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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